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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사건사고

지역농협 조합장 여직원 성추행 및 탄원서 작성 강요 2차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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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에서 여직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인천 한 지역 농협 조합장이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이에 지점장까지 나서 사건을 무마하려 직원들에 탄원서 서명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오늘(30일) 강제추행 혐의로 인천 모 지역농협 조합장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달 14일, 인천 한 노래방에서 여직원 2명의 어깨를 껴안고 손을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그는 직원들과 회식을 한 뒤 2차로 노래방에 갔다가 신체 접촉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노래방에서 신체 접촉 장면이 촬영된 휴대전화 동영상을 확보했습니다.

한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귓속말로 "술이나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연락하라"며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여직원들의 진술서를 보면 "뒤로 이렇게 빼면 뺄수록 계속 손이 따라오는 거예요. 특히 가슴 쪽이니까 많이 불쾌하기도 했고…옆에서 방관하고 있는 사람들도 문제라고 생각해서, 저보다 훨씬 오래되셨던 분들도 말씀을 못 하는 상황이었으니까."

언론 취재로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자 가해자인 홍 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그런 일이 있었다면 피해 직원에게 사과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 사과가 무색하게 사내에서는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성추행 피해자에게  (제보한 거) '너냐?'라고 했는데 그때는 제가 숨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맞는다고 하고. 한숨을 쉬시다가 저한테 회사 계속 다닐 거냐고 본점에서 물어봤다고 윽박지릅니다.

그리고 가해자인 지점장은 전체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탄원서'에 서명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조합장이 직원들을 배려하고 능력 있는 사람인데, 모두가 많이 취한 상태라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며 선처해 달라는 게 탄원서의 골자입니다.

심지어, 성추행 혐의를 받는 조합장이 탄원서를 받아오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소문도 퍼졌습니다. 조합장은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면서, 지점장이 조직을 위해 벌인 일 같다고 감쌌습니다. 그러면서, 3월에 치러질 조합장 선거에 출마해 3선에 도전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말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홍 씨를 피의자로 불러 조사를 마치고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사건이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조합장 자격을 박탈할 수도, 징계할 수도 없습니다. 때문에 홍 씨가 조합장 선거에 다시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겁니다.

결국, 자신들이 고소한 조합장과 함께 일해야 하는 직원들의 괴로움이 언제 끝날지도 기약이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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